참 어둡고 긴 시간들이었다. 미국의 금융 불안의 직격탄을 맞은 한인타운은 부동산경기는 물론이지만 그 영향은 다른 업종에까지 확산되어 전 업종이 숨쉬기가 어려웠다. 부동산 관련 에스크로, 융자, 타이틀 캄파니, 터마이트 등은 아예 개점휴업이었고 식당, 미용실, 양장점, 선물집 등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가장 앞서가는 은행들마저 흔들거렸다. 한인 은행은 직원채용으로 인한 고용시장 증대 효과 외에도 한인업소들에게 자금을 원활히 공급하는 든든한 젖줄이었다. 미국계 은행과는 달리 잔고가 부족하면 전화로 알려주기도 하고 쉽게 대화도 통해 대환영이었다. 그 탓에 12개 정도의 한인은행이 생겨 경쟁도 치열하였지만 그 나름으로 번창한 셈이다. 심지어 모 은행은 지점 한 곳의 예금고가 3억불이 넘어 웬만한 은행 전체의 수신고를 초과할 정도였다. 모두 열심히 일하는 한인들이 줄기차게 이용한 탓이다.
◎ 미래은행이 문을 닫고
경쟁이 치열해지자 결국 문을 닫는 은행도 나타났다. 2002년도 1월에 설립허가를 받은 미래은행이 2009년 6월에 윌셔은행에 흡수합병 형태로 영업을 정지하였다. 그 후부터 한인은행들의 위험신호가 곳곳에 감지되어 한 때 $20이 넘는 은행의 주식 가격이 1/4토막이 나는가하면 한미은행의 경우 이제 $2도 되지 않는다. 사람으로 친다면 산소호흡기를 가져다 겨우 호흡을 하는 지경이다. 한미만이 아니라 중앙, 새한 등도 수혈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에 놓였다. 한인계 은행의 수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은행가에선 좋은 소식들이 들려온다. 우선 한미은행은 한국의 우리금융지주와 리딩투자증권에서 약 2억불, 새한은행은 한국의 다함이텍과 PMC 뱅콥 등에서 약 3천만 달러를 투자하여 일단 한 숨을 놓았다. 오렌지카운티의 태평양 은행의 경우에도 자발적인 투자유치로 북아시아투자회사로부터 약 5천만 달러를 끌어들였다. 이렇게 긴박한 순간에 거금이 투자되어 그야말로 기사회생의 단계로 접어든 셈이다. 한인은행이 이렇게 되살아나면 한인타운의 경기 역시 살아나기 마련이다. 은행은 지금과는 달리 여유를 가지고 건전한 업체에 자금을 공급할 것이기에 “장사는 되는데 돈이 돌지 않아” 망하는 일은 일단 없을 것 같다.
◎ 나라은행은 행장도 바뀌고
여성 최초의 행장을 맞이했던 나라은행의 민 김 행장은 연임이 발표된 지 2달도 되지 않아 사임을 했고 지주사인 나라뱅콥은 전격적으로 후임을 결정하였다. 새롭게 선임된 앨빈 강 신임행장도 새로운 포부를 밝혔고 이종문 이사장은 “향후 2~3년이 나라은행으로선 아주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은 도약과 전락의 기로에 서 있다고 판단된다. 새로운 행장이 한국어가 서툴지만 자산 건전성, 여신관리, 리스크 관리 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일 것을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어려운 시기라 은행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부실자산이 얼마나 되는가, 효율성과 건전성 등이 평가의 잣대가 되면서 먹느냐 먹히느냐의 싸움이 남은 셈이다.
일반인으로 볼 땐 은행이 파산하면 그 후유증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에 모두 잘 성장해 낙T으면 한다. 한인타운도 잔잔한 중소규모의 은행도 좋지만 중국계처럼 대자본가가 나타나 대형은행으로서 질적인 서비스와 함께 한인타운의 마르지 않는 샘이 되길 원한다.
한인타운의 경제력 성장을 견인하는 은행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타운을 이끌어 갈 든든하고 알찬 은행이 이번 기회에 탄생하였으면 좋겠다. 타운의 경기는 바로 은행들의 부침과도 일맥상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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